핸드폰을 구매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통신사 직영 매장에 가서 구입하거나 대리점에 방문하기도 하고, 소위 성지라고 불리는 현금거래 매장을 내방하거나 자급제 폰을 전자제품 매장,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직접 구매하기도 한다.
(자급제: 통신사 관계없이 제조사를 통해 직접 판매하는 제품)
구매하는 방법도 다양하지만 핸드폰 기기값을 지불하는 방법에 따라 한층 복잡해지는데, 번호이동이니 기기변경이니부터 시작해서 선택약정, 기기할인 등 모르는 사람이 보면 머리가 돌아가서 눈먼 돈 날리기 딱 좋은 구조이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앞에서 말한 단어들을 정리해보고, 이후 구매방법 비교를 통해 가장 저렴한 구매방법을 추천하도록 하겠다. 단, 가족결합 및 인터넷 결합을 통해 통신비를 할인받고 있는 경우에는 그냥 직영점에서 기기변경으로 구매하는 게 발품팔이 대비 가장 효율적인 점 참고하시길 바란다.
1. 핸드폰 구매 용어 정리
- 직영 매장: 통신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핸드폰 판매 매장. 핸드폰을 판매한만큼 수당을 받는 것이 아니라 통신사에서 월급을 받는 정식 직원이기에 굳이 덤터기를 씌우려 하지 않는다. 반면 많이 팔 필요가 없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판매촉진을 위한 서비스 또한 딱 공시된 수준으로만 제공한다. 고로 한 푼이라도 아끼기보다 정가를 내고 맘 편하게 사용하려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구매장소. 효율적인 경영이라는 미명 하에 점점 사라지고 있는 특이점이 있다.
- 대리점: 통신사에서 대행하여 핸드폰을 판매하고 통신고객을 유치하는 곳. 번호이동을 하거나 약정을 갱신할 때마다 통신사에서 일정 금액을 수당으로 지급받기 때문에 모르고 가면 덤터기 쓰기 딱 좋은 구매장소이다. 고객 한명당 일정 수당을 받는 것이 아니라 요금제의 일정 퍼센트로 대금이 지불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높은 요금제를 가입시키려고 노력한다. 핸드폰 & 요금제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이 수당을 미끼로 적당히 흥정하여 상당한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받을 수 있다.
- 성지(뽐뿌, 카페, 밴드, 오픈카톡 등): 길거리나 번화가 등 사람들의 눈에 띄는 곳이 아니라 오피스텔, 상가 깊숙한 곳 등에서 주로 온라인 마켓팅을 통해 핸드폰 구매를 진행하는 곳. 공식적으로 지급되는 지원금 이외에 추가 지원금, 페이백 등을 미끼로 내세워 홍보함. 이미 성지를 알아보고 있다면 핸드폰 구매에 대해 어느 정도 식견이 있으나 방심은 금물. 현금으로만 거래되며 미리 가격을 공시하기에 호구당할 일은 없음.
- 번호이동: 기존 사용하던 통신사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여 신규 개통하는 방법
- 기기변경: 기존 사용하는 통신사를 유지하되 등록되어 있는 기기를 신규 기기로 변경하는 방법
- 공시지원금: 통신 3사(SKT, KT, LGU+)에서 핸드폰을 구매할 때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지원금. 예를 들어 아이폰 X가 100만 원이고 해당 기기의 공시지원금이 50만 원이면 통신사에서 약정을 통해 구매할 경우 50만 원에 핸드폰을 구매할 수 있다.
- 알뜰통신사: 기존 통신사의 각종 멤버십 혜택 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통신 관련 서비스만 제공하는 통신사이다. 다만 서비스 제공시 메이저 3사(SKT, KT, LG U+)의 통신망을 공유하기에 통신 측면에서 차이점은 없다.
- 기기할인: 앞서 설명한 공시지원금을 받는 대신 일정기간 해당 통신사를 사용하겠다는 약정을 조건으로 핸드폰을 구매하는 제도이다. 보통 24개월로 진행하고 36개월 약정을 말하는 곳은 100% 사기이니 안 사면 된다.
- 선택약정: 공시지원금이 법조화되면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의견이 반영되어 일정기간 사용 약정을 조건으로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도. 12개월과 24개월이 있는데 할인 요금의 차이는 없으니 12개월로 진행하면 된다. 약정기간 이내에 해지할 경우 그동안 할인받은 금액을 모두 토해내야 한다. 이는 기기할인도 마찬가지다.
- 할부원금: 내가 실질적으로 구매한 핸드폰의 기기값을 의미한다. 계약서나 통신사 영수증의 할부원금이 구매 당시 이야기한 금액보다 높다면 100% 사기이므로 구매를 중단하길 바란다.
-카드할인: 특정 카드를 신규발급한 후 30만 원 이상 결제 시 2만 원의 통신요금을 할인해준다고 하는데, 이건 본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닌 통신사에서 제휴한 공식 서비스이다. 마치 본인들이 제공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전혀 아니고, 다른 카드를 30만원 이상 사용하는 경우 2만원의 혜택을 다른 곳에서 충분히 볼 수 있기 때문에 빛 좋은 개살구인 혜택이다.
2. 구매금액 실질비교
편의를 위해서 SKT 통신사 기준으로 계산해 봤다. 통신사별 공시지원금은 상이한데, 아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직접 조회해 볼 수 있으니 궁금하면 직접 계산해 보시길 바란다.
비교 기종은 가장 최근에 출시된 갤럭시 S23(256GB) 모델이다. 모든 전자장비가 그렇듯 출시된 지 시간이 지나면 값어치가 떨어지는 만큼 최신 모델인 갤럭시 S23은 공시지원금이 작고, 갤럭시 S21이나 S22는 공시지원금이 크다. 일종의 재고처리라고나 할까?
10만 원 요금제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공시지원금 및 선택약정 금액이다. 요금할인이라고 표기된 2번째 혜택이 서두에서부터 언급하고 있는 약정할인인데, 편의상 계속 약정할인으로 지칭하겠다.
요금제를 낮출 경우 당연히 지원금과 선택약정 할인 금액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위 표처럼 요금 구간을 낮췄더니 지원 금액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편의상 10만원 요금제로 설정하고 SKT에서 갤럭시 S23(256GB)를 구매하는 실질 금액을 산출해 보면,
위와 같이 실질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월 납부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점은 선택약정(요금할인 선택)이 공시지원금 선택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물론 신규 약정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는 요금제를 변경하여도 공시지원금을 반환하지 않아도 되기에 저렴한 요금제로 변경한다고 하면 금액차의 간격은 줄어든다.
공시지원의 경우 신규 약정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된 후 요금제를 변경할 수 있으며 일정 금액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SKT 기준 47,000원)이 있으니 이점 유의하시고, 선택약정의 경우 약정일로부터 4개월이 경과된 시점에서 자유롭게 요금제를 변경할 수 있다. 물론 두 가지 방법 모두 LTE로의 변경도 가능하다.
추가적으로 핸드폰 할부수수료가 '5.9%'이므로 잔여 기기값을 일시불로 납부할 경우 이 금액 또한 절감할 수 있는 점 꼭 확인하시길 바란다.
여기까지가 공식적인 지원금이고, 아래는 소위 성지라고 불리는 곳의 가격표를 찾아보았다. 기본적으로 공시지원금 기준 판매금액인데,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비싼 요금제를 오래 사용해야 그만큼 수당이 판매자에게 돌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본인의 소득(판매 후 받은 수당 + 절약한 임대료, 행사비)을 일정 부분 고객에게 제공하여 일반 대리점 대비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장황하게 쓰여있지만, SKT 통신사 기준 갤럭시 S23(256GB)는 번호이동 58만 원, 기기변경 67만 원이다. 요금제는 99,000원이고, 부가 서비스로 우주패스를 의무가입해야 하는데 보통 2개월 유지조건(1,000원 + 9,900원)이다.
6개월 요금제 유지가 조건이기 때문에 선택약정도 동일하게 6개월 유지로 가정했고, 이후 저렴한 요금제로 변경하는 것으로 계산하였다. 또한 최대한 많은 할인을 받기 위해 SKT로의 번호이동 조건으로, 남은 기기 잔금은 일시납으로 납부하여 할부 수수료가 0원이라는 조건이다.
대리점에서 할인을 최대한으로 받은다고 해도 성지 수준이기 때문에 최신폰을 구매하는 경우 성지에서 구매하는 것이 저렴하다. 직영점의 경우 오히려 핸드폰을 자급제로 구매하는 것보다 더 비싼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므로 그냥 공기기를 사서 개통하는 것이 돈을 절약하는 방법이다.
3. 가장 저렴한 구매방법은?
여기까지 글을 읽었을 때 드는 생각은 뭘까? '성지에서 핸드폰을 구매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니 열심히 공부하고 발품 팔아서 성지에 방문해야겠다' 겠지만, 결론적으로 틀렸다. 그냥 자급제 구매 후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하는 것이 금액을 절약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정답에 가까운 방법이다.
일단 자급제 기기로 최신폰을 구매할 경우 현재 기준(2023. 03. 06.) 인터넷 구매 시 10~15%의 기기값을 할인해 준다(판매쿠폰, 카드할인 포함). 또한 위에서 언급한 50,000원짜리 요금제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요금제를 리브모바일을 통해 25,400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약정 또한 없으니 이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겠다.
요금 자체가 한 달에 24,600원 저렴하기 때문에 총 기회비용 측면에서 그만큼 절감된다고 가정하면 실질적으로 성지 대비 50만 원 가까이 저렴하게 갤럭시 S23(256GB)를 구입하는 셈이 된다.
최신 핸드폰을 구매할 생각이 있고, 메이저 통신사를 굳이 유지할 이유가 없다면? 묻지도 따지지 말고 자급제폰 구매 + 알뜰 요금제를 사용하길 바란다.
4. 세줄요약
1. 핸드폰 구매는 용어부터 헷갈리는 게 많다.
2. 성지가 확실히 싸긴 하다.
3. 자급제폰 + 알뜰요금제보다 저렴한 최신폰 구매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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