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Major)라는 일본 만화책이 있다. 시게노 고로라는 주인공이 있는데, 오른손으로 투구를 하던 도중 부상당해 왼손 투수로 거듭나고, 타격에서도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말 그대로 비현실적인 캐릭터이다. 오타니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야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들어봤을 선수 중 한 명이 베이브 루스라는 전설적인 선수다. 거의 유일무이하게 투수와 타자로서 모두 좋은 기록을 남겼는데, 오타니 이전 유일한 10승, 10홈런 타자였다.
통산성적
투수 : 163경기 94승 46패 4세이브 1221 1/3이닝 492K 470BB ERA2.28 WHIP1.22
타자 : 2503경기 2873안타 506 2루타 136 3루타 714홈런 2174득점 2214타점 장타율 0.690 OPS 1.164 fWAR 168.4
통산 홈런 3위, 장타율, OPS, fWAR(승리기여도) 1위 선수(투수 fWAR 제외)
아무튼 이런 베이브루스의 투타 겸업 성적을 넘어서고 있는게 오타닌데, 말 그대로 메이저리그를 씹어먹고 있다.
통산성적(MLB 기준)
투수
Season | Team | 승 | 패 | ERA | 경기 | 이닝 | 안타 | 실점 | 자책점 | 피홈런 | 볼넷 | 삼진 | 피안타율 | WHIP |
2018 | LAA | 4 | 2 | 3.31 | 10 | 51.2 | 38 | 19 | 19 | 6 | 22 | 63 | 0.203 | 1.16 |
2020 | LAA | 0 | 1 | 37.8 | 2 | 1.2 | 3 | 7 | 7 | 0 | 8 | 3 | 0.375 | 6.6 |
2021 | LAA | 9 | 2 | 3.18 | 23 | 130.1 | 98 | 48 | 46 | 15 | 44 | 156 | 0.207 | 1.09 |
2022 | LAA | 15 | 9 | 2.33 | 28 | 166 | 124 | 45 | 43 | 14 | 44 | 219 | 0.203 | 1.01 |
통산 | - | 28 | 14 | 2.96 | 63 | 349.2 | 263 | 119 | 115 | 35 | 118 | 441 | 0.206 | 1.09 |
타자
Season | Team | 게임 | 타석 | 득점 | 안타 | 2루타 | 3루타 | 홈런 | 타점 | 볼넷 | 삼진 | 도루 | 타율 | 장타율 | OPS |
2018 | LAA | 114 | 326 | 59 | 93 | 21 | 2 | 22 | 61 | 37 | 102 | 10 | 0.285 | 0.564 | 0.925 |
2019 | LAA | 106 | 384 | 51 | 110 | 20 | 5 | 18 | 62 | 33 | 110 | 12 | 0.286 | 0.505 | 0.848 |
2020 | LAA | 46 | 153 | 23 | 29 | 6 | 0 | 7 | 24 | 22 | 50 | 7 | 0.19 | 0.366 | 0.657 |
2021 | LAA | 158 | 537 | 103 | 138 | 26 | 8 | 46 | 100 | 96 | 189 | 26 | 0.257 | 0.592 | 0.964 |
2022 | LAA | 157 | 586 | 90 | 160 | 30 | 6 | 34 | 95 | 72 | 161 | 11 | 0.273 | 0.519 | 0.875 |
통산 | - | 581 | 1986 | 326 | 530 | 103 | 21 | 127 | 342 | 260 | 612 | 66 | 0.267 | 0.532 | 0.886 |
2018 시즌에 아메리칸 리그 신인상을 수상한 뒤 19~20년은 토미존 수술의 여파로 주로 타자로만 출장했고, 2021년 투수 겸업으로 복귀한 뒤 리그 MVP, 지명타자 부문 실버슬러거, 에드가 마르티네즈 상(최고의 지명타자), 투수 All-MLB 퍼스트 팀, 타자 All-MLB 세컨드 팀, 올스타 선정 등의 ㅎㄷㄷ한 시즌을 보냈다.
2022년도 이에 못지 않은데, 에드가 마르티네즈 상 2회 연속 수상, MVP 2위(1위 애런 저지), 투수 All-MLB 세컨드, 타자 All-MLB 퍼스트 팀, 올스타에 선정되었다. 또한 MLB 역사상 최초로 타자와 투수 두 포지션에서 모두 규정이닝 및 타석을 소화한 선수가 됐다.
사실 MVP 선정에서도 승리기여도 면에서 저지에 앞섰지만, 청정약물 60홈런 타자라는 상징성에 밀렸다고 볼 수 있는데, 21년의 투타겸업 시즌이 없었다고 하면 상징성 면에서도 오타니가 앞서 MVP를 수상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2022년 연봉조정 과정 결과 30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기존 무키 베츠의 2700만 달러 기록을 경신했다. 연봉과 관련해서 재밌는 일화가 있는데,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국제 아마추어 리그 규정에 따라 만 24세 이하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선수는 자유계약이 아닌 신인계약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오타니는 3년 차인 2020년 시즌까지 최저연봉을 받았고, 21년부터 연봉조정 자격을 얻게 되어 2년 85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사실 1년만 더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했더라면 만 25세가 되어 자유계약 선수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에 큰 계약을 따낼 수 있었지만,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지 아무렇지 않게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버렸다.
올시즌(2023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데, 작년과 비슷한 성적을 낸다는 가정 하에 5억 달러 계약설이 돌고 있다. 기존 최고액 계약이 마이크 트라웃의 12년 4억 3천만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오타니가 받는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대충 가늠해 볼 수 있는 금액이다(심지어 계약기간은 10~11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니혼햄 파이터즈에서는 일본시리즈 우승을 경험했지만, 에인절스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함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조차 진출하지 못하던 오타니였는데, 이번 WBC에서 무려 미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해 버렸다.
더군다나 타자로 출장한 오타니가 9회 마지막 이닝을 마무리투수로 등장하여 세이브를 기록했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 선수는 공교롭게도 같은 팀 동료이자 BA선정 3위 선수(1위 오타니 2위 저지)인 마이크 트라웃이었으며 삼진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소설이라고 해도 이렇게 쓰면 설정이 심하다고 욕먹을 것 같은데, 현실 스포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오타니 같은 선수가 등장하길 바라며, 오타니가 꾸준한 성적을 내서 메이저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메날두 + 오타니의 시대를 경험하는 행복한 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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