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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유용한 정보들

저장된 번호로 전화하는 보이스피싱 - 납치, 협박(feat. 핸드폰 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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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모님의 핸드폰으로 아찔한 보이스피싱이 있었다. 아들(It's me)이 사채빚을 지고 감금된 상태이며,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살아서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협박이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진부한 협박은 먹히지 않는다고 생각할 테지만, 어머니께서 깜박 속을 수밖에 없었던 몇 가지 상황이 있어서 이를 공유하고자 글을 적는다.

 

일단 전화를 끊지 못하게 한다. 전화를 끊으면 납치된 가족이 무사하지 못할 거라고 협박하기 때문에 부모님 입장에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범인들의 요구를 따르기 마련이다.

 

설령 다른 전화로 가족에게 전화를 하더라도 통화가 연결되지 않는데, 확인해 본 바로는 해당 번호로 계속 전화를 걸었다 끊었다 하면서 전화연결이 불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 카톡이나 이런걸로 확인해 보면 되지'라고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나이 드신 어른들일수록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는 악질적인 수법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이냐, 바로 핸드폰에 저장된 번호로 연락이 오는 거다. 가족의 전화로 연락이 와서 가족 비슷한 누군가의 비명이 들리고, 이름과 가족관계 등의 신상까지 다 파악하고 있으니 보이스피싱으로 치부하고 무시하긴 어렵기 마련이다.

 

범인들이 행한 방법은 발신자 표시 시스템의 헛점을 이용한 것인데, 앞자리가 다르더라도 뒷 여덟 자리의 전화번호일치하면 핸드폰에 저장된 이름으로 연락이 오는 것을 악용한 것이다.

 

해외 번호로 뒷 여덟 자리가 동일한 번호를 만들어서 전화를 하면 앞자리가 완전히 다르더라도 동일한 이름이 뜨는 구조인데, 이 점을 모르고 있다면 어르신들이 아니더라도 자칫하면 속아 넘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핸드폰이 해킹당했거나 악성 앱이 설치된 줄 알고 핸드폰을 초기화하려 했으나 여기저기 검색해 본 결과 해킹은 아니고 위에서 설명한 발신자 표시 시스템을 악용한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에도 별다른 피해 없이 잘 살고 있다.

 

예전엔 어눌한 조선족 말투로 대검찰청이니 경찰이니 하면서 공직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이 많았다면, 요즘은 이런 전문화된 피싱이 많으니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조심해서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자.

 

혹시나 보이스피싱에 노출되었다면 위의 방법으로 신속하게 대응하되, 크게 기대를 하지는 말자. 본인의 지인도 천만 원가량 피해를 입었지만, 대포통장 이슈로 인해 변호사비까지 이백만 원만 들었지 되돌려 받은 돈은 없었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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